분류 전체보기33 AROUND 인터뷰 '저 멀리 용기를 실어 보내며'_(파도식물) 중 공존은 이해와 상상에서 비롯되는 일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식물의 마음을 읽고 소통하는 일을 하고 계신 파도식물은 식물의 언어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고 있나요? 이해와 상상이라는 말에 공감해요. 리처드 파워스의 장편 소설 에 보면 이런 비유가 나옵니다. "지구라는 행성의 지금까지 역사를 딱 하루라고 했을 때, 동물과 식물이 나누어지는 것은 하루의 3분의 2가 흘렀을 때쯤, 저녁 9시에 해파리와 벌레들이 나타나고, 식물들은 밤 10시가 되기 직전에 육지로 올라온다. 인간은 자정이 되기 4초 전에 나타난 생명체다. 나무의 세계에 인간은 막 도착했다." 우리는 딱 화분만큼의 흙에 식물을 엱혀 두고, 주 1회 그에 물을 주며 주인의식을 느끼지요. 인간은 식물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존재지만 사실 식물은 당신이 필.. 2023. 4. 20. 말투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_(김현정) 중 첫째, 경청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신호를 온몸으로 보내자. 상대 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이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자리로 가까이 앉는다. 시선을 상대에게 두고, 끄덕이거나 맞장구친다. 이렇게만 해도 상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음을 충분히 안다. 내 얼굴과 양손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점검하자. 둘째, 상대와 눈을 맞춘다. 눈은 감정을 드러내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래서 우리는 눈빛만으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 대화의 절반은 말이 아닌 부분에서 나온다는 것을 인지하자. 훨씬 매끄럽게 소통할 수 있다. 간혹 바쁘다며 눈으로 보고서만 훑어보고 잘 듣지 않는 상사가 있는데, 이런 경우 아마 부하 직원은 상사가 자신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집안일하며 자녀의 이야기.. 2023. 4. 20. 만화 그리는 법_(소복이) 중 "언제 연감이 떠오르나요? 그때를 기다리고 있어요." 만화가가 되고 싶다며 나에게 질문을 했다. "영감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런 날은 오지 않아요." 내가 겪은 바로는 그렇다. 그런 날을 나도 하염없이 기다려 봤지만 오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번 겸험으로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영감을 기다리지 않고 그저 책상 앞에 앉는다. 앉아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쥐어짜 낸다. 그 방법밖에 없다. 영감을 얻겠다고 영화를 보러 가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해도 영감은 오지 않는다. 겨우 책상 앞에 앉기에 성공했다면 인터넷을 잠시 닫는다. 감자기 빨래가 돌리고 싶어도 참는다. 창틀에 낀 먼지를 닦아 내고 싶어도 참는다. 손이 많이 가는 요리를 만들어 먹고 싶어도 참는다. 내 앞에는 펜과 종.. 2023. 4. 20. 식물 좋아하세요? _(조아나 저) 중에서 운명의 식물을 만나는 방법 이 식물을 왜 그리게 되었어요? 보태니컬 아트 수업에 가면 꼭 받게 되는 질문이다. 수업을 들으면서 이것저것 배우기도 하지만 아틀리에 식구들이 그리는 식물을 보며 배우는 점도 많다. 어쩌다가 이 시작물을 그리게 됐을까? 어디서 저 식물을 보게 된 걸까? 궁금한 게 많지만 정작 질문을 받으면 답하기 어렵다. '그냥...'이라는 말이 입에서 맴돈다. 그리고 받은 질문을 되새기며 스스로 묻는다. 이 아이를 왜 그리게 됐지? 수많은 식물 중에서 그림으로 기록할 운명의 소재를 만나는 건 쉽지 않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과정을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운명의 식물이다. 설명할 수 없는 어떤 끌림에 의해 식물과 인연이 닿는다.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질 때도 있고, 묻어 둔 기.. 2023. 4. 20. 다시, 그림이다. 데이브드 호크니와의 대화 중 사진과 드로잉 대화를 계속하면서 호크니가 '층'이라는 단어를 통해 강조하는 핵심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화가는 단순히 캔버스나 종이에 점점 더 많은 물감을 덧칠하는 것이 아니다. 참신한 생각과 관찰을 계속하면서 각각의 생각과 관찰을 통해 이전의 것들을 조정해나가는 것이다. 주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면서 이전에 쓴 것들을 수정하고 추가해나간다는 점에서 글쓰기 과정과도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생각해보면 인간의 많은 경험은 층 쌓기이다. 층 위에 또 하나의 층을 쌓는 것처럼 우리는 과거와 비교하면서 현재를 이해하고 그 이후로 더 많은 층을 더해가며 현재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우리의 관점은 변해간다. 시간과 관점이라는 이 두 요소는 경험을 다루는 우리의 모든 이미지와 서술에 개입한다. 내가 이 점에.. 2023. 4. 20. 디시, 그림이다 _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중 호크니_ 우리는 기억과 함께 봅니다. 내 기억은 당신의 기억과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같은 장소에 서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같은 것을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가기 다른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기 다른 요소가 작용합니다. 이전에 어떤 장소에 가본 적이 있는지, 그곳을 얼마만큼 잘 알고 이는지 등이 당신에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러므로 객관적인 시각이라는 것은 언제나 존재하지 않습니다. 항상 그렇습니다. 프랑스 철학자인 앙리 베르그송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루앙 대성당 맞은편에 있는 한 카페에 앉아, 거기에서 그 성당을 제대로 보는 유일한 방법은 일어나서 그 성당ㅇ르 향해 똑바로 걸어가 성당 주변을 한 바퀴 돈 다음,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이 일화를 좋아합니다. 요지.. 2023. 4. 20.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