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디시, 그림이다 _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중

by 빼다 2023. 4. 20.

호크니_

우리는 기억과 함께 봅니다. 내 기억은 당신의 기억과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같은 장소에 서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같은 것을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가기 다른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기 다른 요소가 작용합니다. 이전에 어떤 장소에 가본 적이 있는지, 그곳을 얼마만큼 잘 알고 이는지 등이 당신에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러므로 객관적인 시각이라는 것은 언제나 존재하지 않습니다. 항상 그렇습니다.

프랑스 철학자인 앙리 베르그송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루앙 대성당 맞은편에 있는 한 카페에 앉아, 거기에서 그 성당을 제대로 보는 유일한 방법은 일어나서 그 성당ㅇ르 향해 똑바로 걸어가 성당 주변을 한 바퀴 돈 다음,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이 일화를 좋아합니다. 요지는 그렇게 하고 난 다음에야 당신이 바라보고 있었다는 기억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8년 전에이었다면 지금 시작한 이러한 주제, 즉 풀밭으로 뒤덮인 빈터를 그리지 않았을 겁니다. 너무 뒤죽박죽 뒤섞여 있는 것으로 보였을 테니 말입니다. 나는 바라보고, 드로잉하고, 다시 바라보기를 계속해야 했습니다. 그 풀들을 드로잉하는 데 들인 시간 덕분에 이제는 내가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풀이 다른 풀과 어떻게 포개지는가? 그런 형태는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중단되는가? 쐐기풀은 얼마나 높이 자라는가? 물론 그 대상이 바로 앞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1초, 5초, 1분 전의 기억입니다. 기억은 저마다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닙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훈련하고 머릿속에 기록해둔다면, 그 기억들을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댓글